전환기 10년의 두 번째 질문은 ‘국가와 시민의 관계는 어떻게 변하는가’이다. 산업사회에서 국가는 조세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그 재원을 기반으로 복지와 공공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구조는 노동과 소득을 전제로 설계되었다.
그러나 자동화가 확대되면 과세 기반 역시 변형된다. 전통적 소득세 중심 구조는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동시에 플랫폼 기업과 디지털 자산은 국경을 넘어 이동한다. 이는 재정 구조의 재설계를 요구한다.
이 시기에 필요한 것은 국가의 축소가 아니라 역할의 재정의다. 국가는 여전히 법과 질서를 유지하고, 기본적 공공재를 제공한다. 그러나 참여 기반 구조와 분산적 운영 모델을 보완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시민 역시 수동적 수혜자가 아니라 참여자로 전환된다. 기여의 기록, 참여의 증명, 공동체 활동은 새로운 시민 자격의 요소가 된다. 이는 강제가 아니라 선택 기반이어야 한다.
전환기의 성공 여부는 신뢰에 달려 있다. 투명한 기록 시스템, 자동 조정 장치, 공개된 정보 구조는 필수 조건이다. 기술은 통제 수단이 아니라 신뢰를 강화하는 장치로 사용되어야 한다.
결국 전환기 10년은 권력의 재배치가 아니라 책임의 재배치다. 중앙은 설계하고, 지역은 실행하며, 시민은 참여한다. 이 병행 구조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때 사회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우리는 단절을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병행을 말한다. 전환은 급진적 혁명이 아니라 점진적 설계다. 다음 10년은 이 설계의 정교함이 시험받는 시간이 될 것이다.